그래도, 사랑 - 정현주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다. 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의 메인 작가 정현주 씨가 쓴 책으로 라디오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지만.... 사연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의 구성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마치 사랑의 순서를 나열해 놓은 것처럼 1. 만나고, 2. 사랑하고, 3. 헤어지고, 4. 그리워하고, 5. 다시 만나다 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파트에 맞는 에피소드가 6~7개 정도 있고, 그 에피소드와 비슷한 영화 속 이야기를 소개하며 사랑을 풀어내고 있다.


특히 3과 4, 헤어지고, 그리워하고의 에피소드들이 참 좋았다.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하나를 간략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남자와 여자는 아침마다 전화하여 서로의 꿈 얘기를 한다. 

말레이시아에는 "꿈의 부족"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식탁에서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고, 서로 풀어주는 시간은 가진다. 그들의 행복지수는 상당히 높은데, 말하지 못하는 깊은 비밀이나 고민을 서로에게 다 터놓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꿈은 사람의 비밀이나 고민을 드러낸다고 하며, 하늘을 나는 꿈은 한층 성숙해진다는 의미로 이 꿈을 꾸면 모두 축하해 준다고 한다.


어느 날 여자는 남자에게 남자와 바다를 손잡고 거니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남자도 같은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자의 대답은 '꿈에 사람이 나오면 그 사람이 그리운 거래'. 남자는 같이 있는데 왜 그리워 하는지 생각했다. 아마 연애 초기의 뜨거웠던 사랑을 그리워한다고 생각했다. 이미 익숙해진 사랑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후, 여자는 이별을 통보했다. 남자는 여자를 못 잊고 괴로워했다. 어느 날 남자는 꿈을 꾸었는데, 그 여자가 나왔다. 둘은 바다를 걷고 있었는데, 여자와 남자는 빨간 실로 묶여있었다. 남자를 두고 여자는 차츰 멀어졌고, 남자는 빨간 실을 잡고 따라가려고 노력했지만, 여자는 더 멀어졌다. 결국 남자는 체념하고 여자를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깨어난 남자는 한참을 고민했다. 여태까지 자신이 그녀를 놓아주지 못한 것에 대해 생각했다. 꿈을 꾼 후 남자는 그녀를 완전히 놓아주기로 했다.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날 밤, 잠자리에 누운 남자는, 왠지 하늘을 나는 꿈을 꿀 것 같았다. 



에피소드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대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책에서는 사랑은 단기간이 아닌, 인생의 사랑을 생각하라고 권한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사랑은 불타오르다가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일까? 


좀 더 길게 본다면 사랑은 성숙하는 것이다. 이별 역시 성숙하는 과정이며 인생 전체를 본다면 이별 역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사랑

저자
정현주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3-09-2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그래도, 사랑배우 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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