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일하기 좋은 회사일까? 블라인드에서 Hot했던 토린이 일기를 보고 느낀 생각들..

     

최근에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핫했던 '토린이의 일기'.

지금은 블라인드에서 지워졌지만 총 4편까지 연재되었던 핫한글이다.

 

지금도 인터넷 검색하면 1편과 2편은 나오는데 3편과 4편은 찾을 수가 없다. (누가 캡처 안 해놨나요!!?)

 

토린이는 토스 + 어린이로, 토스에 갓 입사한 글쓴이가 토스에서 일하는 내용을 적은 것인데, 내용이 참 재밌다. ㅋㅋㅋ 일단 아래 1편과 2편을 잠깐 봐보자

 

# 토린이 일기 1편

# 토린이 일기 2편 

 

3편은 아마 '래디컬 캔도어'에 관련한 내용이었던 것 같고, 4편은 특별한 내용은 없고, "여태까지의 글은 사실이 아닙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글을 보면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특히 포커스 온 임팩트에 아주 꽂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ㅋㅋ 

 

 

 

토스(회사명 : 비바퍼블리카)는 생기고 나서부터 회사문화가 아주 유명했었는데, 사람을 뽑아서 믹서기로 갈아버릴 정도로 업무강도가 높다고 유명하다. 요즘에는 뉴스에 나올 정도로 사내 문화에 대한 이슈가 많은데, 뉴스들 내용이 죄다 부정적이다. ㅋㅋ 

 

 

 

썩은 사과 사건

토스의 가장 유명한 사건중 하나는 썩은 사과 사건이다. 토스 채용 공고페이지에 '썩은 사과'라는 단어를 쓴 것이다.

썩은 사과는 없애야한다

핵심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팀원을 "썩은 사과"에 비유해서 제거 대상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이게 한창 논란이 돼서 지금은 글을 삭제했지만, 저런 글이 잠깐이나마 채용 홈페이지에 노출이 되었다는 게 놀랍다. 

 

근데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긴 하다. 흔히 말하는 버스 타는 직원을 없애겠다는 소리. 누가 같이 일하는 사람 중에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을 좋아할까? 잘하는 사람들끼리 일하면 일이 잘되는 건 당연하다 ㅋㅋ 

 

내가 이 말에 공감하는 이유는 저 글이 올라왔을 당시 나는 대기업 증권사에 있었는데, 주변에 직급이 높은 월급루팡들이 많았다. 출근해서 하루종일 부동산만 보는 과장도 있었고, 매일 전날 술 먹고 출근해서 엎드려서 자는 과장도 있었다. 이렇게 무능력한 월급루팡들이랑 함께 일하는 게 너무 싫어서 이직을 결심했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토스였다면 저런 사람들은 "썩은 사과" 취급을 당해 제거되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만 남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문화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건 내 생각이고, 누구에게는 저 "썩은 사과"라는 단어가 다르게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특히 "썩은 사과"는 너무 상대적인 개념이다. 모두가 균등하게 일을 잘하는 이상적인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일을 못하는 사람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사람은 억울하게 "썩은 사과"가 될 수 있다. 언젠가 내가 "썩은 사과"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며 회사를 다니는 건 조금 무서울 지도..?

 

 

동료 평가, 삼진아웃 제도

토스는 또 동료평가제도가 쌔다고 유명하다. 같이 일하는 동료끼리 평가를 아주 신랄하게 한다는 소리 ㅋㅋ 그리고 동료 평가가 안 좋으면 회사에서 경고를 주고 경고가 3번 싸이게 되면 삼진아웃으로 퇴사를 '권고'한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퇴사를 '권고'하는 건 노동법 상 불법이다. 토스 회사 측에서는 '퇴사를 권고'한 게 아니라고 말하긴 하는데, 실제 퇴사당한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거의 '강제 퇴사'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이상한 팀으로 보내거나, 일을 안 주거나, 모욕감을 주거나 등등.. 

 

최근에는 삼진 아웃 제도를 없앴다고 하긴 하는데, 뉴스를 보면 아직도 '권고사직'은 존재하는 것 같다. 회사는 계속 아니라고 하긴 하지만 뭐가 진실인지..?

 

블라인드에서도 이런 제도는 말이 많긴 한대, 나는 역시 여기서도 중립기어를 넣겠다. 뉴스나 커뮤니티에는 실제로 퇴사를 당한 사람들에 인터뷰들이 있긴 한데, 회사의 입장, 같은 팀원들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진짜 일을 못하는 또라이 일수도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들을 대우해 주고, 일 못하는 사람들을 내쫓는 건 당연하다. 회사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이게 왜 논란이 되는 걸까?

 

내 생각에는 이런 평가들이 객관적이지 않게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토스도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은 서비스이고, 회사도 오래되지 않았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급작스럽게 성장한 기업인데, 이런 기업에는 항상 "텃세"가 있다. 예를 들면 토스 설립부터 있던 직원들(우리는 흔히 고인물이라고 부른다)은 서로 아주 친하다. 그러다가 마음에 안 드는 직원이 들어오면 친한 직원들끼리 그 사람을 까 내린다. 실제로 그 사람을 싫어하진 않지만, 고인물 무리에 끼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까 내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특정 그룹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경우는 모든 기업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기업, 스타트업, 카카오계열사, 현재 두나무에서 일하고 있는 나도, 모든 회사에서 이런 문화를 경험해 보았다. 물론 회사에서 모든 팀이, 모든 사람들이 이런 건 아니다. 진리의 팀바팀, 사바사. 

 

개인적으로 이런 사건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사회생활 만렙 (눈치고수, 샤뱌샤뱌 고수)

2. 그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일을 개 잘함 (핵심 인력 되기)

 

나는 남한테 샤뱌샤뱌 하는 게 싫기 때문에 2번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직하고 나면 악착같이 해당 회사의 서비스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토스 개발자들은 어떨까?

나는 "경력직 이직 경험"이라는 유튜브 콘텐츠에서 토스증권 면접에 대한 썰을 푼 적이 있다. 내 면접에 들어온 면접관들(토스증권 서버개발자 2명)은 모두 금융권 출신이 아니었다. 토스 개발자들은 대부분 금융권 개발자 출신이 아니다. 

 

면접을 보면서 내가 느꼈던 점은, 그들은 자신들의 금융권 출신이 아닌데 금융 서비스를 만든다는 거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저희는 기존 금융회사와 개발문화가 다르다"라는 말을 수시로 했다. 내가 면접 본 게 2년 전이었는데, 그렇게 금융권 출신이 아닌 개발자들이 만든 토스 증권 서비스는 최근 버그가 너무 많이 발생해서 차세대를 한다고 한다.. ㅋㅋㅋㅋ 실제로 블라인드나 뉴스에 토스 버그 제보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이제는 토스와 토스증권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토스 전체 개발자 문화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면접 봤을 때는 아직 토스 증권이라는 회사로 분리되기 전이라서, 토스 개발문화에 대해 살짝이나마 맛을 본 느낌이다. 물론 팀바팀 사바사이기 때문에 나를 면접본 면접관들만 그런 사람이었을 수 있다. 토스에도 괜찮은 개발자들이 많겠지. 하지만 면접을 본 입장에서 토스는 가기 싫은 회사라는 인상을 너무 강하게 주었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나는 토스 개발자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한다. 토스 개발자들이 왜 금융권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지,, 실제로 금융권 개발자들 중에 개발을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금융권 개발자들은 개발보다는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흔히 업무 도메인이라고 부름)에 더 특화되어 있다. 그들은 개발 용어는 잘 모르지만, 어려운 금융 용어는 꿰뚫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 증권사에서 일할 때 같이 일하는 개발자들과 의사소통이 안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기본적인 개발 용어를 모른다고 하니까 ㅋㅋㅋ 그리고 이런 개발자들 특징은, 자신들이 개발을 못한다는 걸 당당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개발보다는 업무에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닌다. 아니 개발도 잘하고 업무도 잘할 수 있잖아? 꼭 둘 중 택일이어야 하니? ㅋㅋㅋ 

 

그래서 어느 정도, 토스 개발자들의 생각도 이해가 간다. 마치 "우리는 타 금융 개발자들과 다르다!!"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걸 수도.. 

 

 

결론

결론적으로 토스가 일하기 좋은 회사일까?라는 질문에는, "나는 토스에서 일해보고 싶다"이다.

만약 토스가 객관적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면 내가 토스에서 일할 때 어떤 평가를 받는지도 궁금하다. 나는 회사 프로덕트에 대한 책임감도 가지고 일을 하고 개발하는 것을 좋아하는 워커홀릭이기 때문에 토스에 적합한 사람일지도..?

그리고 정말 토스의 문화가 위와 같다면 거기는 다 일 잘하는 사람만 있는 거자나? ㄱㅇㄷ

 

하지만 업무에 대한 가치관이 모두 나 같지는 않으니, 토스에 맞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즉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잘 알고 토스에 들어가야 하는 게 정답일 듯. 워라밸 중시하고 업무보다는 내 개인 삶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토스에 들어가서 불평하는 건,, 그 사람이 잘 못 선택한 게 아닐까 싶다. 

 

요약 - 일에 미친 사람은 좋은 회사일 듯? 아니라면 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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