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2018 후기. 키노트 부터 실망...

     


개인적으로 국내 IT기업중 상위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꼽는다. 물론 실제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전해지는 개발 문화만으로도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생각된다. 지난 9월에 카카오는 처음으로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추첨을 통해서 참가자가 정해지는 방식이어서 다른 컨퍼런스보다 더 가고싶었던 것같다. 나는 운이 좋아서 당첨되었는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가서 그런지 실망감이 너무 큰 컨퍼런스 였다.




- 썰렁한 로비

보통 컨퍼런스를 하면 세미나룸 앞에 많은 부스가 세워지기 마련이다. 보통 협력사나 주최사측에서 회사를 알리기 위해 여러가지 기술을 뽐내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사은품을 나눠주는 등 여러가지 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카카오 컨퍼런스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썰렁했다. 나름 부스를 준비한것같은데 뭔가 계획에 차질이 생겼는지 부스만 덩그러니 있고 사람이 없었다. 


- 키노트부터 실망

컨퍼런스에 조금 늦게 도착해 키노트가 시작하고 10분 뒤에 들어가게 되었다. 자리를 잡고 듣고있는데 왠 어수룩한 사람이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카카오의 AI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의 비전이나 방향을 설명했는데, 발표를 진짜 못했다.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가 하면 같은 단어를 반복. 이건.. 이건... 이건... 뭐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데 준비를 많이 못했나? 어이없게 웃으며 키노트를 들었다. 끝나고 알았는데 발표자가 CTO라는 말을 듣고 또 한번 경악했다.


- 그 후 발표 세션

키노트에서 한번 실망하고 세션을 듣기위해 장소를 이동했다. 첫 세션으로는 텐서플로우 문제점에 대한 주제였는데, 발표자가 두명이었다. 그런데 역시.. 발표가 상당히 어색하다. 아니 어색한게 아니라 이 발표자는 애초에 자기가 발표를 못한다는 전재를 깔고 시작했다. '아 제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해본 경험이 없어서.. 이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발표를 못할 수 도 있다. 오히려 발표를 잘하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하지만 이건 컨퍼런스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것이 기본이 되야하는 컨퍼런스다. 하지만 발표자들의 태도를 보면 거의 등떠밀려서,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발표하게 된것 같다. 오히려 내용은 상당히 좋았다. 카카오에서 시도해봤던 학습법을 공유하는 내용이었다. 


두번째는 12:00 타임의 카카오 오픈빌더에 관한 세션을 들었다. 챗봇이 핫이슈였던 터라 카카오 오픈빌더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발표자는 열심히 카카오 오픈빌더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니, 영업했다. 먼가 기술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어떤식으로 사용해서 어떤 이득을 거둘 수 있는지 설명했다. 뭐 사실 이런 컨퍼런스가 다 그렇지만.. 개발자 컨퍼런스라서 다를 줄 알았지.


질문 시간이 왔다. 그때 당시 나는 자체 개발한 자연어처리 로직과 MS-BotFramework로 고객사에 챗봇을 제작해주고 있었다. MS챗봇을 사용한 이유는 서비스 채널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다. 


카카오 오픈빌더는 카카오 톡을 이용해서만 챗봇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채널을 더 다양화할 생각이 없냐고 질문했다. -> 전혀 없다고 한다.

카카오 오픈빌더는 한국어 자연어처리만 지원한다고 하는데 기존에 MS-LUIS나 IBM-왓슨, 구글등에 비해 특별히 한국어에 강점이 있는 것인가? -> 모르겠다. 다음포털이나 카카오 등을 통해 한국 데이터를 많이 쌓았기 더 낳을것같다. (데이터가 많으면 당연히 자연처처리 품질을 올라간다. 하지만 과연 다음과 카카오가 구글보다 한국어 데이터가 많다고..? 네이버도 아니고?)

카카오 챗봇에서 사용되는 메시지 형식을 커스텀 개발할 수 있는가? -> 없다. 제공되는 형식만 사용 가능하며 더 많이 제공할 예정이다.


질문이 끝나고 나는 발표자에게 묻고싶었다. 


이게 왜 '오픈 빌더' 인가?


처음 오픈 빌더가 나온다고 했을 때, '오픈'이니까 채널과 기능들을 개발자가 자유롭게 커스텀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카카오 오픈 빌더는 오히려 닫혀있다. 메신저는 카카오 톡만 사용가능하며, 자연어 처리 역시 카카오껄 사용해야한다. 오픈이라는건 카카오 계열사(카카오 뱅크)뿐만 아니라 모두가 사용 가능하다는 뜻인것 같다. 


물론 카카오 톡을 통해 챗봇을 서비스 한다는것은 큰 장점이다. 한국인들 대부분 사용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먼가.. 구글같다고 생각한 기업이 애플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신들의 플랫폼을 강조하면서 3rd party 개발자나 사용자들을 가두려 하고 있다.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2018을 요약하자면, 긴 준비기간과 추첨초대 방식에도 불구하고 행사진행이 허술한점과 발표자들의 준비상태 등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컨퍼런스다. 2회에는 좀더 나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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