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Nudge)를 읽고

     

나는 어떻게 넛지를 읽도록 Nudge되었나?


내가 넛지(Nudge)라는 책을 읽게 된 배경은 이렇다.


- 가장 먼저 이 책을 구매한 사람을 보았다. 잠깐 책을 살펴보았는데 책 표지에는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이라는 문장이 크게 적혀있었다. 아 뭔가 대단한 사람이 쓴 건가보다 생각했다.

- 자주 이용하는 eBook App인 리디북스에 접속했는데, 넛지라는 책을 150일 동안 무료로 대여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위에 두 가지 상황으로 나는 넛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위에 두 가지 상황은 누군가가 나에게 책을 읽으라고 명령이나 부탁한 것이 아니며, 단순히 나에게 몇가지 정보를 주었을 뿐이다. 내가 넛지를 읽은것은 순전히 나의 선택이었지만, 위에 두 상황이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넛지이다.

넛지는 영어로 팔꿈치로 상대방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부추기는 행위를 말한다. 이쁜 여자가 앞에 있을 때 대쉬해보라고 옆 친구를 쿡쿡 찌르는 모습을 TV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넛지를 당하고 있다. 실제로 옆구리를 찌르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구매한 책 표지에 쓰여있는 문구나 eBook 회사에서 제공하는 이벤트 등이 내가 이 책을 읽도록 넛지한 것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넛지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선택 설계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선택 설계자 이야기


전반적인 책의 내용은 선택 설계자들 이야기이다. "누가 어떤 선택 설계를 하여 사람들에게 넛지하였는가?" 가 주된 책의 내용이다. 책의 첫 부분에서는 학교 식당들의 메뉴를 관리하는 관리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관리자는 학교 식당에서 메뉴판의 위치를 바꿈에 따라 학생들이 선택하는 메뉴가 크게 바뀐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메뉴판 가장 앞에 적혀있는 메뉴는 다를 때보다 20% 이상 선택받을 확률이 높아지거나, 제일 구석에 위치한 메뉴는 사람들이 잘 고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메뉴의 위치를 바꿈으로써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넛지할 수 있는 선택 설계자이다.


선택 설계자는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정부는 국가의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넛지를 함으로써 국민이 저축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월급을 받을 때마다 고정된 % 만큼 저축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직접적인 넛지일 수 있으나, 옵트인 방식을 사용해 자신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넛지가 필요한데, 바로 디폴트 옵션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디폴트 옵션일 것이다) 국민은 자신이 월급을 받을 때 저축을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저축을 하도록 디폴트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실제로 디폴트 옵션을 한 경우 안 한 경우에 비해 70% 이상의 사람들이 월급을 받을 때마다 저축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실제로 선택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디폴트로)

이제 정부는 다음 넛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월급을 받을 때마다 일정%로 저축을 하는 사람들 중에 고작 3%만 자신이 저축하는 저축량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나머지는 연봉이 높아져도 고정된 %로 저축을 하므로 나중에 제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사람들의 저축 증가량을 높이기 위해 점진적 상승 넛지방법을 사용한다. 이제 사람들은 저축을 할 때 연봉이 올라가면 저축비율도 함께 올라가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을 디폴트로 설정한다) 대다수의 사람이 디폴트 옵션을 선택했으며 저축비율의 상한인 13%까지 도달하는 사람이 전체에 70%였다고 한다.(중간에 옵션을 바꾼 사람도 몇몇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재미있는 선택 설계 이야기도 있다. 금연하도록 넛지하기 위해 한 기업체는 금연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에게 계좌를 만들어주고, 6개월 동안 담뱃값을 계좌에 입금하도록 한다. 6개월 뒤 검사를 통해 실제로 담배를 피지 않았다면 그 돈을 모두 돌려주고, 그렇지 않다면 모두 기부한다. 이것은 생각보다 잔인(?)한 방법일 수 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끈기위해 기꺼이 참여한다고 한다.



느낀점 


솔직히 이 책은 상당히 오래전에 나온 책이고, 안에 내용도 지루하다. 단순히 사례들을 나열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느낌도 받았다.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다른 점이라면, 어떠한 행동을 할 때 과연 온전히 내가 선택한 일일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가끔 저녁에 '치킨이 먹고 싶다'라고 생각을 할때, '어? 뭐가 나한테 넛지했길래 치킨이 먹고 싶지?' 라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사실 그냥 먹고 싶음) 

넛지는 일반인보다는 선택 설계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마케터나 영업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상대방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힘, 그것이 넛지인것 같다.

내가 이렇게 쓴 글도 누군가에게 이 책을 찾아서 읽게 될 넛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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